5·18 기념행사/언론보도

[5·18 37주년 릴레이 기고] 이제는 자주의 길로 나서야

5·18행사위원회 2017. 5. 12. 19:00
정 형 택 민주노총광주지역본부장

1947년 3월 1일, 3·1절 기념 제주도대회에 참가했던 이들의 시가행진을 구경하던 군중에 경찰이 총을 발사함으로써 민간인 6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발포사건으로 어지러운 민심은 더욱 악화합니다. 3월10일에는 제주도 전체 직장의 95% 이상이 참여한 대규모 민·관 총파업이 전개됩니다. 미군정은, 단독정부수립, 단독선거에 대한 제주도민의 극도의 불만이 경찰 발포로 폭발한 이 항쟁의 흐름을 탄압일변도의 강공정책으로 일관합니다. 도지사를 비롯한 군정 수뇌부들을 모두 외지인으로 교체하고 응원경찰과 서북청년회원 등을 대거 제주로 파견해 파업 주모자에 대한 검거작전을 시작합니다. 1948년 그 당시 제주도민 28만중 10%가 넘는 3만 명 이상 학살당한 4.3 항쟁의 발단이었습니다. 

1980년 광주 5·18과 1948년 제주 4·3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항쟁과정에서 ‘수많은 비무장민간인이 군대에 의해 참혹한 죽임을 당했다는 것, 미국이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것’입니다. 광주에서는 미국이 광주 시민을 상대로 한 신군부의 ‘무력 진압’을 묵인, 방조, 승인했습니다. 

제주에서는 미군정이 직접 진압 작전을 지원하고 통제했습니다. 32년의 간극이 있지만 1948년에도, 1980년에도 한국군 작전통제권은 바로 미국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2017년인 현재도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민중의 요구를 저버리고 그 반대편에서 오직 권력과 부를 차지하기 위해 미국에 기대어 그 힘을 이용한 사대 매국 세력이 늘 있었다는 것입니다.

2017년 4월 26일 새벽, 국방부는 군과 경찰을 앞세워 성주 주민들과 국민의 결사 반대의 통곡과 저항에도 그들을 짓밟고 사드 배치를 강행했습니다. 정부가 주장하는 사드의 효용성은 이미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실효성 없는 북한의 핵 미사일 방어가 아니라 미국의 동북아 패권전략에 따라 중국을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견제하기 위한 것입니다. 부지공여로 주권을 팔아먹고 주민들에게 고통, 희생을 강요하며, 한반도를 일촉즉발의 위기분쟁지역으로 격화시키는 사드배치는 미국의 이익만을 달성하기 위한 것입니다. 

어느 역사학자는 우리 역사를 자주파 대 사대파의 대결역사로 구분합니다. 조선 중기 이후로 우리 역사에서는 병자호란, 경술국치, 남북분단의 3가지 큰 실패가 있었다고 진단합니다. 

외국 침략군에게 국토가 짓밟히고 외세에 주권을 빼앗기고 강대국들과 사대주의자들이 결탁하여 국토를 분단시켜 70년 넘은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의 최대의 모순이 되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 가장 많은 민중들이 희생되었습니다. 대부분 아무 잘못도 없는 민중들이었습니다. 사대주의자들이 집권했던 시기와 일치합니다. 4·3항쟁도 5·18민중항쟁도 사대주의자들의 권력찬탈 기간 중에 일어났습니다. 

오늘은 대통령선거일입니다.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민중들의 촛불혁명으로 무능하고 무지한 박근혜를 끌어내리고 실시되는 선거입니다. 국정농단으로 시작하였지만 수십 년간 쌓인 적폐를 청산하고자 하는 민중들의 열망이었습니다. 비정규직이 1000만명에 달하는 노동문제, ‘헬조선’으로 비유되는 청년문제, 사회 곳곳에 쌓인 차별의 문제…. 사회 대개혁을 통해 해결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선되고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은 친일 친미 사대주의를 걷어내고 자주의 길로 나서는 것입니다. 무릇 ‘자주’란 남의 나라 눈치보지 않고, 남의 힘을 빌리지 않고, 우리 민족, 우리 민중을 위하는 것을 그 출발로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