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기념행사/언론보도

[5·18 37주년 릴레이 기고]바람에 지는 풀잎으로 오월을 노래하지 말아라

5·18행사위원회 2017. 5. 4. 11:14


오용운 다른 세상 새로운 전남 건설운동본부 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


지난가을 겨울을 거쳐 봄까지 우리 국민은 작은 촛불 하나를 들고 거리에 섰다. 말 그대로 남녀노소가 거리를 메웠다. 평소 같았으면 차 막힌다 투정했을 그 거리, 시위 행렬에 기꺼이 나 한 사람 더하기를 주저치 않았고 추위와 눈비 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말 저녁이면 거리에 서서 같은 마음으로 촛불을 들었다. ‘이게 나라냐’ 절규하던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더 이상 이런 나라를 아이들에게 물려주면 안 된다는 한마음이었으리라. 이제와는 다른 세상이, 새로운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람이었으리라.


그리고 마침내 유신 공주, 독재자는 파면되고 감옥에 갔다. 촛불혁명으로, 국민의 힘으로 연인원 1700만 명이 4개월 동안 집회를 해서 마침내 박근혜를 몰아내고 봄을 맞았다. 그리고 다시 오월,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대선의 한가운데서 우리는 오월을 맞이하고 있다. 


5월이면 광주는 자신도 채 아물지 않은 상처를 않고서 기꺼이 우리 사회의 아픔과 시름을 품어왔다. 재작년에는 세월호 아이들과 가족들을, 작년에는 백남기 농민과 가족들을 광주는 그 너른 품으로 안고서 함께 울었다. 올해는 그 누가 광주의 품에 안겨 서러운 울음을 흘리게 될까? 세월호가, 백남기 농민이 광주의 품에서 위안받을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한 한 가지는 그 어느 것도 달라진 것은 없다는 점이다. 


국가공권력에 의해 살해된 백남기 농민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요원하기만 하다. 3년이 지났지만 세월호가 왜 침몰하고 우리들의 꽃다운 아이들이 죽어갈 때 왜 구하지 않았는지 묻는 가족들과 국민의 피맺힌 물음에 답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국민의 힘으로 박근혜를 파면시킨 오월에도 그렇다.


사상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구속된 국정공백에도 사드는 배치 강행되고 우리나라 경찰들이 우리네 할머니들을 짐승처럼 끌어내고 그것을 보며 비릿한 웃음을 보이는 미군을 보면서 느끼는 비참함은 37년 전 광주와 오늘이 무엇이 달라졌는지 가슴을 답답하게 짓누른다. 촛불혁명으로 박근혜를 감옥으로 보낸 오월에도 그렇다.


엊그제 5월 1일 노동절에도 노동자들이 죽는 나라, 쌀값이 20년 전 30년 전 가격으로 떨어졌는데 농민들을 위한 대책은 하나 없으면서 오히려 선 지급한 돈마저 토해내라는 나라, ‘공부는 해서 뭐하느냐’ 울부짖던 우리 아이들에게 이제는 달라졌다고 열심히 공부하면 노력한 만큼 대가가 주어지는 공정한 나라라는 이야기를 우리는 아직은 할 수 없다. 독재자를 몰아내고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오월에도 그렇다.


이제 곧 누군가가 대통령이 될 것이지만 누가 된들(물론 다들 본인이 촛불 후보임을 자처하고 있기는 하다) 1700만 명이 바라던 대한민국을 그려갈 수 있을까? 온 나라가 촛불로 뒤덮인 그때에도 백남기 농민문제, 세월호 문제, 사드배치 무효, 한일위안부 합의 무효 같은 촛불 우선과제 중 어느 하나도 해결하지 못한 정치권에, 박근혜가 물러가고, 정권이 바뀌면 저절로 달라지리라 믿을 수는 없는 일이다. 아마도 대선이 끝나면 다시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이 이루어지고 개헌 운운하는 정치놀음에 밥그릇 싸움에 촛불의 명령 따위는 이내 묻혀버리고 또 외면당하게 되리라. 그래서 2017년의 오월은 아직 답답하다. 


‘바람에 지는 풀잎으로 오월을 노래하지 말아라’ 오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시인 김남주의 시구다. 시인은 오월 광주의 참혹하고 치열했던 참상을 시로 옮기면서 바람과 풀잎은 오월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서정적으로 오월을 노래하지 말라 했다. 문득 이 시가 항쟁 37년 지난 오늘, 촛불시민혁명으로 박근혜와 범죄자들을 감옥으로 보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바라는 국민의 바람이 담긴 소위 장미대선을 치르고 있는 오늘 절절하게 맺히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5월 9일 제대로 투표하고 아직은 촛불을 끄지 말아야 할 이유다.




※다른 세상 새로운 전남 건설운동본부 준비위원회는 박근혜정권 퇴진 전남운동본부의 새로운 이름입니다.지난가을 겨울을 거쳐 봄까지 우리 국민은 작은 촛불 하나를 들고 거리에 섰다. 말 그대로 남녀노소가 거리를 메웠다. 평소 같았으면 차 막힌다 투정했을 그 거리, 시위 행렬에 기꺼이 나 한 사람 더하기를 주저치 않았고 추위와 눈비 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말 저녁이면 거리에 서서 같은 마음으로 촛불을 들었다. ‘이게 나라냐’ 절규하던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더 이상 이런 나라를 아이들에게 물려주면 안 된다는 한마음이었으리라. 이제와는 다른 세상이, 새로운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람이었으리라.


그리고 마침내 유신 공주, 독재자는 파면되고 감옥에 갔다. 촛불혁명으로, 국민의 힘으로 연인원 1700만 명이 4개월 동안 집회를 해서 마침내 박근혜를 몰아내고 봄을 맞았다. 그리고 다시 오월,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대선의 한가운데서 우리는 오월을 맞이하고 있다. 


5월이면 광주는 자신도 채 아물지 않은 상처를 않고서 기꺼이 우리 사회의 아픔과 시름을 품어왔다. 재작년에는 세월호 아이들과 가족들을, 작년에는 백남기 농민과 가족들을 광주는 그 너른 품으로 안고서 함께 울었다. 올해는 그 누가 광주의 품에 안겨 서러운 울음을 흘리게 될까? 세월호가, 백남기 농민이 광주의 품에서 위안받을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한 한 가지는 그 어느 것도 달라진 것은 없다는 점이다. 


국가공권력에 의해 살해된 백남기 농민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요원하기만 하다. 3년이 지났지만 세월호가 왜 침몰하고 우리들의 꽃다운 아이들이 죽어갈 때 왜 구하지 않았는지 묻는 가족들과 국민의 피맺힌 물음에 답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국민의 힘으로 박근혜를 파면시킨 오월에도 그렇다.


사상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구속된 국정공백에도 사드는 배치 강행되고 우리나라 경찰들이 우리네 할머니들을 짐승처럼 끌어내고 그것을 보며 비릿한 웃음을 보이는 미군을 보면서 느끼는 비참함은 37년 전 광주와 오늘이 무엇이 달라졌는지 가슴을 답답하게 짓누른다. 촛불혁명으로 박근혜를 감옥으로 보낸 오월에도 그렇다.


엊그제 5월 1일 노동절에도 노동자들이 죽는 나라, 쌀값이 20년 전 30년 전 가격으로 떨어졌는데 농민들을 위한 대책은 하나 없으면서 오히려 선 지급한 돈마저 토해내라는 나라, ‘공부는 해서 뭐하느냐’ 울부짖던 우리 아이들에게 이제는 달라졌다고 열심히 공부하면 노력한 만큼 대가가 주어지는 공정한 나라라는 이야기를 우리는 아직은 할 수 없다. 독재자를 몰아내고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오월에도 그렇다.


이제 곧 누군가가 대통령이 될 것이지만 누가 된들(물론 다들 본인이 촛불 후보임을 자처하고 있기는 하다) 1700만 명이 바라던 대한민국을 그려갈 수 있을까? 온 나라가 촛불로 뒤덮인 그때에도 백남기 농민문제, 세월호 문제, 사드배치 무효, 한일위안부 합의 무효 같은 촛불 우선과제 중 어느 하나도 해결하지 못한 정치권에, 박근혜가 물러가고, 정권이 바뀌면 저절로 달라지리라 믿을 수는 없는 일이다. 아마도 대선이 끝나면 다시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이 이루어지고 개헌 운운하는 정치놀음에 밥그릇 싸움에 촛불의 명령 따위는 이내 묻혀버리고 또 외면당하게 되리라. 그래서 2017년의 오월은 아직 답답하다. 


‘바람에 지는 풀잎으로 오월을 노래하지 말아라’ 오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시인 김남주의 시구다. 시인은 오월 광주의 참혹하고 치열했던 참상을 시로 옮기면서 바람과 풀잎은 오월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서정적으로 오월을 노래하지 말라 했다. 문득 이 시가 항쟁 37년 지난 오늘, 촛불시민혁명으로 박근혜와 범죄자들을 감옥으로 보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바라는 국민의 바람이 담긴 소위 장미대선을 치르고 있는 오늘 절절하게 맺히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5월 9일 제대로 투표하고 아직은 촛불을 끄지 말아야 할 이유다.




※다른 세상 새로운 전남 건설운동본부 준비위원회는 박근혜정권 퇴진 전남운동본부의 새로운 이름입니다.